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무리하며

by 김도현 2019-08-21

둘도 없이 소중한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만끽했습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받았던 가장 큰 문화 충격은 대학의 방학은 두 달이 넘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여행도 다니고, 뒹굴거리기도 하면서 한가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 여유를 이용해 새로운 인연과 신선한 경험으로 가득찬 폭풍 같았던 1학기를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과대(번대)가 됐어요!!

보통 입학 전후에 소위 과대, 또는 번대라고 부르는 학과의 학년 대표를 뽑게 됩니다. 나름 감투에 욕심을 가지고 있는 저는 자신있게 나서서 학년 대표가 되었고, 과잠 제작과 엠티 준비의 책임을 맡았습니다. 과잠은 반티처럼 과에서 단체로 맞추는 옷을 말합니다.

우리 과 19학번에서 만든 과잠인데, 예쁘게 잘 나왔죠?

 

밥약 = 선후배가 친해질 수 있는 기회

60명이 넘는 동기들과 친해지는 것도 쉽지 않아서 선배들과 친해지지 못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선배와 함께하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쁘락치(?)’라고 해서 선배가 신입생인 척하면서 후배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전통(?)이 있습니다. 저는 한 선배한테 제대로 속았었는데, 지금도 그 형이랑 친하게 지내고 있네요. 그런가하면 ‘밥약’이라고 하는 전통도 있습니다. 후배가 밥을 사달라고 하면 선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맛있는 한 끼를 사주는 것입니다. 강제성은 전혀 없지만, 후배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밥약을 걸면 다들 굉장히 좋아해주십니다.

▲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또 다른 기회. 1819 엠티

 

또 1~2년 차이를 넘어서 까마득한 대학원생 선배까지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있습니다. 교수님, 대학원생, 학부생 등이 함께 1박2일 동안 게임을 즐기고 늦은 밤까지 담소를 나눌 수 있습니다. 컴퓨터공학부 랩에서는 어떤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는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려 6개 동아리 가입!!

흔히 신입생들의 패기가 그렇듯이 저는 무려 6개의 동아리에 입부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모든 동아리 활동을 열정을 쏟진 못했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술 동아리 ‘몽환’과 연극 동아리 총연극부입니다. 마술이든 연극이든 1도 모르고 들어간 거라 좀 과장해서 구박 받을 까봐 걱정했는데,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런 동아리에 들어가는 사람의 대부분이 대학교를 와서 새로운 취미를 찾고자 하는 문외한입니다. 총연극부에서는 배우들이 빛날 수 있도록 조명을 달고 조절하는 스탭 일을 하고, 몽환에서는 실력자 선배들의 마술 강의를 열심히 들으면서 소중한 시간을 쌓아갔습니다.

우리 과와 동아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친해지면서 즐거웠습니다.

 

대학의 꽃 '축제'

대학교 생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축제죠. 그런데 서울대의 축제는 재미 없기로 유명합니다. 네, 맞아요..ㅎㅎ 그래도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노래방 기계 갖다놓은 부스에서 노래 한 곡 뽑고, 뛰어다니면서 몸을 쓰는 미니게임 하고. 제일 재밌었던 것은 방탈출 동아리에서 준비해놓은 창작 방탈출이었습니다.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 '성적표'

새내기라고 항상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만만치 않은 과제와 시험들이 놀고 싶어하는 제 앞을 가로막은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망친 적도 있고요. 그래도 나름 선방했습니다. 이 성적표가 그 증거입니다.

 

 

저는 지금 습하고 뜨뜻한 바람을 쐬면서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스마트폰 갤러리를 뒤져보다가 새삼스레 추억에 잠겨들었습니다. 지금 보니까 마음이 따듯해지네요. 저는 20대의 첫 단추, 대학시절의 첫 학기를 잘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김도현 @또니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경험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중입니다.